129. 관찰자의 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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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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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장면 밖에 서 있었다.
말보다 공기를 먼저 읽고
표정보다 침묵을 오래 보았다.
관찰은
안전이었고
때로는 위협이었다.
한때는 중심으로 들어가
목소리를 얹고
흐름을 바꾸려 했으나
이미 보이는 풍경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고
나는 다시
가장자리로 물러섰다.
시간이 지나
관찰은 직업이 되었다.
상담실에서
나는 흐름을 가늠하고
가설을 세우고
조심스레 손을 뻗는다.
개입은 과장이 아니고
침묵은 후퇴가 아니다.
명절의 식탁에서도
몸은 덜 쓰고
이야기는 더 풀어두었다.
감정의 진폭은 줄고
풍부함은 남았다.
반찬 없는 백미를
천천히 씹는 맛처럼
오래 이어진 나의 태도는
조용히
정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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