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구조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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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7. 사람이 매체인 예술가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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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45 조회44회 댓글0건

본문

나는

사람을 재료로 일한다.


말 한 문장

숨 한 번

눈빛의 미세한 떨림

그것들이

내가 쓰는 붓이다.


상담실 뒷벽에

정자나무를 걸어두고

센터 입구에는

하트를 품은 파란 해를 달았다.


뜨거운 빛은

사람을 다치게 하니까

나는

데이지 않은 온도를 고른다.


사람들은

대화를 가볍게 소비하지만

나는

거기서 수심을 잰다.


한마디 속에

어린 시절이 잠겨 있고

침묵 아래

포기한 계절이 가라앉아 있다.


끝내

마음 밑바닥까지 내려가

거기서 이야기를 건져 올린다.


그제야

한 사람이 보인다.


캔버스보다

사람이 좋았고

완성된 작품보다

함께 숨 쉬는 한 문장이 좋았다.


매번 

살아 있는 사람과

즉흥으로 마주 앉는다.


깊이를 다 쓰고 나면

나는 

조금 닳아 있다.


대부분의 대화는

장난감 피아노 같아서

내 귀는

자꾸 진짜 음을 찾는다.


오늘도

정자나무 아래 앉아

해가 저문 뒤에도

이야기를 나눈다.


누군가 울고

누군가 조금 가볍게 돌아간다. 


아무도

내 일을 예술이라 부르지 않아도

나는 안다.


나는

사람이 매체인

예술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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