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7. 간담이 서늘한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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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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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버지의 입맛에 맞춰
겨울에도 김치를 새로 담았다.
김이 오르는 부엌에서
나는
이름 모를 불편함 하나를
몰래 삼켰다.
나는
다르게 살겠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형편 안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치킨… 뭐 좋아해”
그 물음이면
사랑은 충분하다고
믿었다.
어느 날
다른 집 식탁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맞추는 모습을 보고
오래된 장면이
조용히 겹쳤다.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먼저
몸이 안다.
버릇처럼
숨처럼
딸은 결혼 후
웃으며 말했다.
“난 사실 치킨 안 좋아해
아빠랑 동생이 좋아해서 먹었지”
그 말이
늦게 도착한 겨울바람처럼
배 속을 스쳤다.
간담이
서늘했다.
아,
이렇게 이어져 왔구나.
엄마에서
나로
나에게서
또 다음으로
어느새
식탁 건너 새 식구가 된 사위에게
나는 묻는다.
“치킨…
뭐 좋아하노”
말이 나가는 순간
손이
저절로 배에 닿는다.
내 안의 한계를 짚듯
차가운 자리
그곳이
방향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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