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몸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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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말린 어깨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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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53 조회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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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는

늘 조금 안쪽으로 말려 있었다.


몸이 먼저

사과하는 모양으로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흔들리는 쪽을 먼저 보고

빈자리를 먼저 채우고

말 없는 긴장을

등에 얹었다.


그러다 보니

어깨는 자주

작아졌다.


집 안에서

설거지 물소리와 함께

하루가 끝났고


누군가는

내가 미뤄둔 일을

조용히 마무리했다.


그 밤마다

나는

더 혼자였다.


오래 그렇게 살다 보니

책임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자세가 되었다.


거울 속 나는

늘 조금 

웅크린 채 서 있다.


딸의 어깨는

나보다 넓다.


물결을 가르며

곧게 펴진 등을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저릿하다.


내가 접어둔 시간이

저 아이 몸에서

다시 펴지는 것 같아서


어느 날

문득

힘을 빼 보았다.


아무것도 맡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었는데


세상이

무너지지 않았다.


그제야

천천히

어깨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나는

처음으로

내 무게만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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