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고양이 루이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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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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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이
이제는 조금 작은지
몸은 안에 넣고
꼬리는 밖으로 흘려둔 채
눈은 감고
귀만 가끔
세상의 소리를 확인한다.
자는 것도 아니고
깨어 있는 것도 아닌 자세
태어날 때부터 쓰던 담요 위
폭신한 둥지 하나가
고양이 숨결만큼
천천히 오르내린다.
등 뒤 벽 아래
얼굴은
내 쪽을 향해 있고
가까이 가면
가느다란 숨소리가 들린다.
집 밖으로
다리 하나를 뻗고
세상은
그만큼만 확인한 채
다시 몸을 맡긴다.
내 품에 안으면
앞발을 길게 펴는데
나는
그 자세를 유난히 좋아한다.
그 옆에서
나는 생각을 꺼내 놓는다.
글은
쓰는 게 아니라
저렇게
몸을 반쯤 숨긴 채
세상과 나 사이를
조금만 열어둘 때
슬쩍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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