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몸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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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둥글게 말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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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57 조회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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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벤치에서 굽은 채 아이를 보고


아이는

모래를 굽은 채 퍼 담는다.


둘 사이에

늦은 햇살이 고여 있다.


모래성이 무너지자

같이 웃는다.


누가 시작일까.


젊은 사람들은

어른을 꼰대라 하고


어른은

젊은 사람을 철부지라 한다.


하지만

노인과 아이는

오래 잘 논다.


서로를

설명하지 않는다.


나는 한 때

시간이 앞으로 흐른다고 믿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어른에서 노인으로

멀어지는 일이라고


그런데

끝과 끝을 붙이면


선은 

조용히

원이 된다.


아이는

아직 몰라서 가볍고


노인은

이제 알아서 가볍다.


우리는

끝을 향해 가는 줄 알았는데


자꾸

처음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해 질 무렵

늙은 고양이가

햇살 속에 몸을 말고 잠든다.


나는 그 옆에 앉아


오늘도

동그란 시간 속에


조금 더

처음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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