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 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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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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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는
비어서 우는 것이 아니라
흐르던 자리를 기억해서 운다.
나는 한 때
엄마의 몸속에서 물이었다.
끊어질 수 없는 흐름
탯줄이 잘리던 날
나는 큰 울음을 토했다.
사라진 것은 연결이 아니라
형태였을 뿐이지만
그때는 몰랐다.
하나였던 물이
둘의 물로 갈라져
각자의 강이 되었을 뿐
그리고 나는 또
내 몸의 물을 나누어
아이들을 세상으로 흘려보냈다.
우리는 모두
한 뿌리에서 나왔지만
흐르는 동안 자아는 굳고
분리는 비교를 낳고
비교는 위계를 세운다.
바다와 옹달샘을 갈라
서로 다른 급수라 부른다.
그러니 애잔하다.
그러나
바다가 옹달샘을 잊은 듯 보여도
물은 길을 잃지 않는다.
수증기로 올라
구름이 되고
비로 내려
다시 강이 되고
끝내 바다로 돌아가듯
잊은 것처럼 살아도
몸은 기억한다.
저 사람도
저 아이도
저 경쟁 속 얼굴도
한때
같은 물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슬픔이 아니라
확장되는 눈물로
오늘
물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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