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 손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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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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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보면
그 사람의 시간이 보인다.
엄마는
많은 일을 했고
나는
그 손에 등을 맡기곤 했다.
거칠어서
시원했던 손
물에 불어
희게 트던 손
초등학교 사 학년
엄마 생일
용돈을 모아
고무장갑 한 켤레를 드렸다.
상담실에서 만난
나이 든 여자의 손은
짧고 거칠었다.
나는
먼저 그 손을 본다.
젊은 여자의 손은
손톱 위에
색을 얹고 온다.
내 손톱에도
한때 봉숭아 물이 들었다.
지워질까 봐
두 손을 모으고
잠들던 밤.
그러나
내 뒷통수를 잡아
칠판에 밀어붙이던 손
출석부로
머리를 때리던 손도 있다.
그래도
아이의 손을 보면
마음이 풀린다.
저 손들도
언젠가
굵어지겠지.
지금
내 손은
내담자의 이야기를 적고
나의 서사를 쓴다.
가끔
루이의 작은 발이
내 손에 겹친다.
그 온기를 얹은 채
나는
오늘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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