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상실을 품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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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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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남는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떠나고
동네 집들은
하나씩 사라졌다.
탱자나무 울타리
저녁노을 들녘
남겨진 풍경들이
오래
내 안에서 흔들렸다.
땅거미 속
나무 틈 사이로
공허가
바람처럼 스며들어
몸을 통과했다.
성인이 되어
나는
떠날 수 있는 자리에 섰다.
어디든 머물 수 있는
발걸음
그러나 동시에
내가 남긴 빈자리도
누군가의 터전을
흔들었을지도 모른다는
낮은 자각
이제 나는
남은 나와
떠난 나를
말없이 바라본다.
남는 자는
뿌리를 내리고
떠난 자는
길을 낸다.
그 사이에서
공허는
흔적이 되고
바람이
손끝을 스친다.
나는
천천히 무르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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