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가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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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 기다림의 머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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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15 조회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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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자주 기다렸다.


시장에 간 엄마

곧 온다던 버스


해가 먼저 집에 왔다.


그래서

쉽게 약속하지 않는 사람

입이 무거운 사람이 되었다.


못 지킬 말은

처음부터 꺼내지 않았다.


혹시라도

누군가

나를 기다릴까 봐


지금 나는

한 사람 몫의 시간을 비워두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일을 한다.


오기로 한 마음 대신

빈 의자로 남는 날도 있다.


데워 둔 온기가

천천히 식는다


말 대신

이런 말을 건넨다.


같이 있을까

같이 가줄까


멀리 오는 불빛을

나란히 바라본다.


이제는

못 가면 못 간다고 말한다.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붙잡지 않는다.


그래도

혼자 두는 일은

아직 서툴다.


조금 일찍 와서

자리를 하나 비워둔다.


늦어도 된다고 생각하며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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