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7. 엄마의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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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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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은 엄마의 놀이터였고
화단은 오빠와 내가
흙을 만지며 서 있던 자리였다.
시간이 지나
텃밭과 화단은 사라지고
마당 한편에
화분들이 놓였다.
겨울을 넘기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
엄마는
뿌리를 옮겼을 것이다.
화분의 국화는
엄마의 빈자리에 피었고
어느 날
보이지 않게 되었다.
돌보지 않으면
식물도
마음도
조용히 마른다.
결혼 후
친정 마당의
꽃들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에는
엄마의 꽃만 있고
엄마는 없었다.
지금 돌아간다면
꽃보다
엄마 곁에 서고 싶다.
중요한 것은
늘 가까이 있었는데
나는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부모의 말과 방식 속에서
마음을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자랐다.
오래 돌아
이제야
그 말을 배운다.
내 안에 남아 있는 엄마에게
조용히 불러 본다.
엄마,
고맙고
사랑해요.
엄마의 화분은
아직도 내 마음 한쪽에서
물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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