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가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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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그냥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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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23 조회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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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에 나는 

어떤 자리에 닿아야

안심이 될 줄 알았다.


그 자리를 내려놓고 나니

기대는 곁을 사람에게 옮겨갔다.


이만큼은 되어주기를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고

말하지 않은 바람을

조용히 얹어 두었다.


어떤 것은 이루어졌고

어떤 것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대가 실망이 되어 돌아왔고

나는 그 빈 곳을

부족이라 불렀다.


왜 이것만큼은 아니었을까.

왜 저만큼은 못 미쳤을까.


그러다 문득

알게 되었다.


이루어짐과 이루어지지 않음이

한 사람의 무늬라는 것을


내가 모자라듯 그도 모자라고

내가 단단하듯 그도 단단하다는 것을


완전하지 않은 결이

서로를 스치며

하루를 만든다.


기대가 사라진 자리에

원망도 함께 줄어들었다.


남은 것은

잘 맞지 않는 무늬끼리

나란히 앉아 있는 풍경.


그게

어쩌면

사는 일


특별히 더 나아지지 않아도

완전히 채워지지 않아도


나는

그냥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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