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방향 잃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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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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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허기의 선택이
발밑 그림자처럼
차갑게 따라왔다.
단맛만 좇던 날들
쓴맛을 밀어내던 입술
눈시울이
괜히 뜨거웠다.
한참 달리고 나서야
흙냄새가 났다.
발끝이 멈췄다.
달릴 것도
붙잡을 것도 없이
그냥
서 있었다.
바람은 지나가고
산새 한 마리
짧게 울었다.
어깨에 얹힌 무게가
조금 내려왔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속도를 늦추자
놓쳤던 것들이 돌아왔다.
햇살이 앉은 자리
그림자의 모양
이름 모를 풀 냄새
틀렸다는 말에
멈춰 선 자리에서도
땅은 그대로 단단했고
심장은
조용히 뛰었다.
달리던 나도
멈춘 나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이제
타인의 소음 대신
내 숨을 듣는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걸음으로
나는
나를 데리고
천천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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