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9 존재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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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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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길
나뭇가지와 나뭇가지 사이에
애티켓이 보였다.
요즘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일이
자연스럽다.
구름은 바람결에 따라
모양을 바꾸며
흘러간다.
공원의 한쪽에 자리한
운동 기구에 누워
오랫동안
구름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본 적이 있다.
물멍, 불멍이 있지만
나는
구름멍을 하며
힘든 시간을 건넜다.
흘러가는 모양을 바꾸는 구름처럼
나도 조금씩
변해간다.
운동과 멀었던 몸은
움직임 속에서
나를 살리는 쪽으로 기울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던 감각은
나를 돌보는 방식으로 돌아선다.
사람의 몸은 놀라워서
막지만 않으면
스스로 살길을 찾는다.
구름은 겹치고
비켜가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흐른다.
오래 살아남은 나무는
옆 가지와 온전히 겹치지 않는
길을 두고 자란다.
지금 나는
내 결대로
무늬를 그리며 자란다.
현재는 과거를 부르고,
과거의 감정은
현재의 씨앗이 된다.
보이지 않는 줄기를 밀어 올려
꽃이 되고
열매가 된다.
시간이 지나
무엇이 머물고
무엇이 지나가는지
조금씩
알아차린다.
늦게 알아본 마음들도
억누르지 않고
그냥
조용히 바라본다.
구름멍은
나를 숨 고르게 하고
무거운 머리를
가볍게 받쳐 주었다.
나는 자연 속에서
그저 존재한다.
의도 없이
살아 있음만으로
조용히
서로를
낫게 한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흐름 안에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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