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 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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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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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를 지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장을 걷는다.
꼬지 어묵 두 개
떡볶이 하나
군고구마 하나
손에 든 건
검정 비닐봉지 하나뿐인데
이상하게 마음은 환하다.
상인들의 얼굴이 보인다.
손님 없는 자리의 무표정
아이에게 말을 거는
친절한 눈빛
친절이 사람을 부르는지
사람이 친절을 깨우는지
나는 잠시 생각한다.
군고구마 연기 옆
아버지의 하루를 서서 버티는
젊은 얼굴 하나
그 온도를
나는 안다.
전단지를 붙이며
아이들과 웃던
계단의 밤
놀이처럼 깔깔거렸지만
사실은 하루를 지탱하던
젊은 엄마
그때는
살아내느라
느낌은 미뤄두었다.
지금
늦게 도착한 감정이
가슴에 스며든다.
참 애썼다.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던 시간들이
따뜻한 손길 속에서
풀어진다.
어린 나
젊은 나
지금의 나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한 향으로 어우러진다.
오늘 시장에서
나는 물건을 산 게 아니라
버티던 나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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