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 아랫목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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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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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약을
중탕하지 않는다.
봉지째로
따뜻한 방바닥에
올려둔다.
루이가 누운 자리 옆
한동안 잊고 있으면
봉지가
천천히 미지근해진다.
불보다
바닥이 편하다.
그러다 가끔
이불을 들추던 손이 떠오른다.
학교를 다녀와
말없이 아랫목을 헤집고
따뜻해진 밥그릇을
꺼내던 아이
김이 올라오고
식었던 것이
다시 살아나던 순간
생각해 보면
나는 아직도
그때 하던 방식 그대로다.
밥 대신 약을 놓고
엄마 대신 시간이 데워준다.
살아나는 것들은
대개
따뜻한 곳에
잠시 맡겨두었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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