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7. 손끝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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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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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은
엄마를 추억하는 음식이다.
남해 바닷가에서 태어난 엄마는
갯벌에서 캔 꼬막을 좋아했다.
껍질의 반쪽은 버리고
살이 붙은 쪽만 남겨
간장에 부추, 고춧가루
깨소금 섞은 양념을 얹었다.
하나하나 손으로
가끔 시장에서 사 온 꼬막은
국물이 흐려
그 뽀얗고 맑은 맛이 나지 않는다.
나는
알맹이만 까서
삶은 물에 씻어
무쳐버린다.
조금 빠르고
조금 덜 기다리는 방식
삶았는데도
입을 다문 꼬막이 있으면
짧은 쪽 틈에 칼을 대고
살짝 벌린다.
누가 가르쳐 준 적은 없는데
어느 날
내 손이 먼저 알고 있었다.
언젠가 엄마가 웃으며
“그걸 어떻게 알았네.”
고향의 꼬막 국물에
부추 넣어
아버지 술상에 올리면
김이 천천히 올랐다.
지금 사는 부산에서는
그 꼬막을 잘 만나지 못한다.
거리로 정해지지 않는 맛
사람의 손에서 살아남는 맛
말로 배우지 않은 손끝이
고향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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