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몸의 회복
2막 몸의 회복
2막 몸의 회복

177. 몸이 먼저 아는 것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00 조회66회 댓글0건

본문

이미 눌린 버튼을

괜히 한 번 더 누른다.

생각은 멈췄는데

손끝은 아직 나를 놓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열고

한참 서 있다.

차가운 공기가 닿자

어지럼이 조금 가라앉는다.


리모컨을 찾는다

손에 쥔 걸 발견한다.

몸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아무 일 없다는 얼굴을 한다.


한숨을 쉬고도

다시 한번 내쉰다.

말이 되지 못한 것들

숨의 모양으로 빠져나간다.


카톡을 보내고

이불 속으로 숨는다.

드러난 나보다

숨은 내가 먼저 나를 안다.


닫힌 문을 다시 밀어본다.

끝났다는 감각이 와야

마음도 비로소 물러난다.


쓸모없어 보이는 동작 속에서

몸은 나를 다시 맞춘다.

남은 힘을 정리하고

덜 빠진 감정을 비우고

느린 속도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몸은 나를 알고,

나는 그 뒤를 따라온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