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몸의 회복
2막 몸의 회복
2막 몸의 회복

008. 흘러가는 냉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16:25 조회62회 댓글0건

본문

냉장고 안

고양이는 철학을 고민한다.

 

캔이 냉장고를 먹을까

냉장고가 캔을 삼킬까

 

부러진 어금니로

상상만 씹는다.

 

풍족한 허기

새끼를 품은 듯한 배

 

나는

아무 말 몇 개를 낳는다.

 

물린 손가락 자국이

목 안으로 천천히 내려가고

 

찬 공기

숨 사이에 낀다.

 

바닥은 미끄럽고

나는 몇 번이나

중심을 놓친다.

 

냉기 사이에서

감정이 스친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이 조용히 잠기며

가슴이 천천히 내려앉는다.

 

나는 그 흐름을

피하지 않는다.

 

조금씩

물처럼 풀린다.

 

뚝

뚝

 

바닥으로 떨어진다.

 

오늘

냉장고 속 희미한 불빛

 

나는

가만히 서 있다.

 

그 슬픔을

부정하지 않은 채

 

숨을 길게

내쉰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