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5. 바람과 햇살과 내가 흐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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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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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책하는 시간
산새의 지저귐이
귀속에서 파문처럼 번지고
젖은 흙냄새와 나뭇잎 향이
코끝을 감싼다.
발바닥에 닿는 돌부리 하나하나가
호흡에 맞춰
미세하게 몸을 깨운다.
숲의 녹색과 햇살이
물결처럼 흔들리고
머릿속은 텅 비어
나는 오직
몸과 감각,
바람과 숨결 속에 있다.
넓은 꽃밭의 끝에 보이는
수평선을 마주하면
노란빛이 햇살과 섞여
가슴 깊이 번진다.
바람이 팔과 어깨를 스치고
심장 박동이
그 리듬을 따라간다.
자연과 내가
구분 없이
같은 속도로 흔들린다.
핑크빛과 흰 꽃
억새와 바다
매화와 산수유
벚꽃길
풍경들이
발걸음 사이로
조용히 스며든다.
생각은 사라지고
몸만 남아
가볍게
흐른다.
청보리와 연꽃 앞에서
나는
더 이상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안의 숨결이 된다.
외부와 나 사이의 경계가 풀리고
호흡과 빛과 향이
한 덩어리로 엮인다.
바람과 햇살과
그리고 나
그 흐름 속에서
나는
그냥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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