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시간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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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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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나는 건강했다.
몸은 온전했고
아이들은 아직 집 안에서 자라고 있었다.
돈과 책임이
날마다 쏟아져 내렸고
나는 하루라는 물살에 실려
저녁까지 떠내려가곤 했다.
미래는 늘
물안개 뒤에 서 있었다.
50대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
먼저 고요가 앉았다.
홀가분함과
이름 모를 쓸쓸함이
나란히 따라왔다.
그때
예고 없이 밀려온 일들
나는 그제야
손안의 삶이
생각보다 가볍다는 걸 알았다.
귀에 작은 소리가 깃들고
마음에 작은 흔들림이 생겼다.
60살을 향하는 지금
손등 위로 시간이 드러난다.
주름이 겹치고
젊은 시절 숨어있던
핏줄이 떠오르고
흰머리가 빛을 잡는다.
거울 속 나는
어제보다 조금 느리다.
몸이
나보다 먼저
늙어가고 있다는 걸
가끔 인정하게 된다.
문득 멈춰 서서 묻는다.
두려운 것은
죽음일까
아니면
내 삶을
내가 고르지 못하는 순간일까.
그래서
나는 자주
나를 돌본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굳은 어깨를 풀고
감정에 천천히 이름을 붙인다.
음악이 방 안을 흐르면
몸도 조금 따라 흐른다.
몸이 아파도
나는 내 상태를 말할 수 있고
도움을 받아도
선택은 늘 내 몫이면 싶다.
기대어 살아도
존엄은
조용히
내 손 안에 남는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조금 멀리 두고
나는 오늘의 크기만큼만 산다.
지금의 숨
지금의 걸음
지금의 나
오늘도
나는
조용히
내 삶의 안쪽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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