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몸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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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잡채, 절차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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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17:06 조회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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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

우리 가족은 

잡채를 함께 만든다.

 

장바구니 속

당면과 당근,

양파와 고기,

파, 버섯, 시금치.

 

사위는 칼을 들고

딸은 팬 앞에 선다.

 

도마 위에서

당근은 단단한 소리를 내고

양파는 맵게 숨을 풀고

고기는 윤기를 드러낸다.

 

나는 옆에서

재료를 건네고

불의 세기를 살핀다.

 

팬 위로 향이 오르고

기름 튀는 온기가 손등에 닿는다.

 

“작아서 잘 안 잡혀”

“당면 두께에 맞췄어”

 

웃음이 스치고

행동은 가볍고

말은 증기처럼 번진다.

 

간장과 설탕

깨소금과 참기름이 더해지면

서로 다른 결들이

천천히 한 맛으로 어우러진다.

 

하루가 지나

다시 불 위에 올리면

 

당면은 더 투명해지고

채소는 낮은 숨으로 섞이고

고기는 깊은 향을 남긴다.

 

한 입을 삼키면

손이 먼저 기억한다.

몸속 어딘가에서

그날의 부엌이

다시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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