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가려진 먼지를 드러낸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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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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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통과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배경에 머물렀다.
먼지도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오래된 약속처럼
보지 않기로 합의된 채
구조의 입자로 남아 있었다.
공기는
모든 것을 통과시키느라
소리를 품은 채
고요 속에 놓여 있었다.
그때
공기는
자신 안의 소리를 놓아준다.
소리는 태어난 게 아니라
겹쳐진 흔적이라는 듯
우리는
보지 않는 방향을 자연이라 불렀고
들리지 않게 배열된 상태를
질서라 불렀다.
나는 한 때
북소리를 단순한 리듬으로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심장과 같은 속도로 반복되는
돌아감이었다.
중심으로 모였다가
다시 밖으로 풀려나는 진동
수면 위에 돌을 던지면
사라지지 않는 파문이
층으로 번지듯
리듬도 그러했다.
이름을 모르던 순간에도
몸 안에서
이미 돌고 있었다.
수피 음악의
다프 리듬이
여러 겹을 지나
빛과 공기 사이에
밀도를 만들듯
조건이 맞물린 순간
빛은 먼지를
공기는 소리를
진동으로 풀어낸다.
새로 켜진 것이 아니라
이미 켜져 있던 것이
가려진 껍질을 벗은 것뿐
배경이던 구조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온다.
이것은 탄생이 아니라
겹침의 이동
창틀 사이로
밝아진 오후
아무 말처럼 흘려보냈던 것들이
사실은 리듬이었음을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 리듬은
말없이
다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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