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6. 작은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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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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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는 엄마의 사랑을 받는 큰오빠를 질투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말하지 못했다.
“내가 좋아, 오빠가 좋아?”
끝내 묻지 못한 그 질문이
내 마음속에
작은 틈을 남겼다.
중학교
절친과 다른 길을 걸으며
말하지 못한 마음은
속으로 접혔다.
고등학교
좋아하는 아이에게 내민 마음은
피해 가는 표정 하나에
조용히 사라졌다.
성인이 되어
인정과 사랑을
능력으로 증명하려 했지만
진심은 묻힌 채
보이지 않는 힘이
조금씩
나를 잠식했다.
나를 지키기 어려운 시절을 지나
남은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쏟으며
그 빈자리를 잠시 덮었다.
아이들이 떠난 집
고요 속에서
잊고 있던 작은 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또
학위와 성취로
그곳을 채우려 했지만
틈은 사라지지 않고
속에서
조용히 숨 쉬었다.
삶은 흔들었고
감춰 둔 상처는
생각보다 크게 벌어졌다.
멈출 수 없던 나는
나보다 큰 바람과 물결 앞에서
처음으로
숨을 고른다.
늦게 도착한 시간 속에서
나는
그 틈을
천천히 만져 본다.
메우기보다
들여다보는 쪽으로
남은 틈들은
각기 다른 모양으로
빛을 통과시키고
나는
그 리듬에 맞춰
조심스레 살아간다.
지금
삶의 틈새에서
작은 틈들과 마주 앉아
손을 얹는다
이 시간에
비로소
나는
나를 만난다.
그리고
이 조용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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