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조건 없는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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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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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함은
통행증이었고
부족함은
작은 죄처럼
느껴졌다.
나는
노력으로 자리를 얻고
책임으로
사랑을 확인했다.
사랑은
시험이 아니었다는 걸
이제야 안다.
나는
성취 없이도
앉아 있을 수 있다.
눈물이
고인다.
속에서 맴돌다가
콧등을 타고
목 아래로
천천히 내려간다.
몸이
그 말을
액체로 번역한다.
어깨가
조금 내려가고
가슴 안쪽이
느슨해진다.
잘해야 맡겨지던 말들
괜찮을 거라던 기대들
나는 그 안에서
작게 굳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흔들리면서도
나는 이미
앉아 있다.
숨이 느려지고
조건 없이
그냥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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