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 서운함의 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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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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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타고 들어왔다가
돌아가던 바람의 뒷덜미를
오페라가 붙잡았을 때
소리는 성대가 아니라
폐에서 먼저 태어났다.
천장을 서성이다가
가수의 호흡 속으로 스민 바람은
폐를 어루만지고
악보들 사이에서
리듬을 배워 춤을 췄다.
노래가 멈춘 사이
바람은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큰 소리들이 물러난 자리에서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작고 정확한 음악임을 알았다.
서운함의 가루가 눈에 들어와
콧물로 흘러나간다.
휴지 한 장이면 충분한 애도,
그 사이
안도의 숨이
조용히 다음 순서를 기다린다.
이름 붙이기 전의 따뜻함이 남고
나를 버텨온 것들은
늘 이렇게
작은 감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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