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경계의 형성
3막 경계의 형성
3막 경계의 형성

140. 상실을 품은 자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07 조회69회 댓글0건

본문

어린 시절

나는 

남는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떠나고

동네 집들은 

하나씩 사라졌다.


탱자나무 울타리

저녁노을 들녘


남겨진 풍경들이

오래

내 안에서 흔들렸다.


땅거미 속 

나무 틈 사이로


공허가 

바람처럼 스며들어

몸을 통과했다.


성인이 되어


나는 

떠날 수 있는 자리에 섰다.


어디든 머물 수 있는 

발걸음


그러나 동시에


내가 남긴 빈자리도

누군가의 터전을 

흔들었을지도 모른다는


낮은 자각


이제 나는

남은 나와 

떠난 나를


말없이 바라본다.


남는 자는 

뿌리를 내리고


떠난 자는 

길을 낸다.


그 사이에서


공허는 

흔적이 되고


바람이

손끝을 스친다.


나는 

천천히 무르익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