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경계의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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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 내 안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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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09:28 조회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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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제비꽃을 좋아했다.

작고 여려

아무 말 없이 피어 있어

알아본 사람만 알아보는 꽃이다.

 

십대 시절

목련이 눈에 들어왔다.

봄보다 먼저 피어

먼저 눈에 띄고 싶던 마음처럼

친구 집 담장 곁

보라색 꽃이

나만 아는 시작처럼 서 있었다.

 

이십대 즈음

향기 짙은 장미가 좋았다.

눈도, 코도 즐거웠지만

손끝에 가시가 남았다.

그때의 나처럼.

 

삼십대의 나는

해를 닮은 해바라기가 좋았다.

모양과 견고함을 가진 꽃

조금 오래 버티는 것들

책임과 역할 속에서

마음을 접어 둔 채 살았다.

 

사십대의 나는

국화에 마음이 닿았다.

오래 견디고

쓸모 있게 남는 꽃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십이 되자

수국이나 작약이 눈길을 끌었다.

겹겹이 쌓인 꽃잎처럼,

이제는

풍성함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나이

 

꽃처럼,

나는 살아남기 위해

마음을 숨기고

몸을 먼저 움직였다.

 

감각은 눌리고

판단은 빨라졌다.

그 속도로 오래 버텼다.

 

하지만

오래된 생존이

지금의 나를 살리지는 못했다.

 

늦게 도착한 현재에서

나는

그때의 나를

조용히 이해한다.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듯

마음도

자신의 방식으로 피어난다는 것을

 

내 안의 마음은

하나의 정원이 되어

지나간 시간과 기억을 품고

 

늦게 배운 숨을

천천히 내쉬며

오늘도

조용히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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