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애증의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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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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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금지에
희미한 흉터 하나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나뭇가지를 깎다가
미끄러진 칼날이 남긴
가느다란 선.
한동안은
비 오는 날마다 가려웠다.
아프지는 않은데
괜히 또렷해졌다.
지금은
그 위에 작은 반지를 하나 낀다.
지우지 못할 자리라면
내가 고른 빛을 얹기로
애증도 그와 같았다.
한때는 베인 자리였고
한동안은 날씨를 탔다.
어떤 말투, 어떤 기대,
젖은 공기만 스쳐도
살 아래가 간질거렸다.
이제는 안다.
가려움은
다시 아프겠다는 신호가 아니라
그곳에 살이 붙었다는 증거라는 걸
그럴 때마다
나는 그 자리를 잠시 만진다.
괜찮다고,
잘 아물었다고,
그때의 나도
최선을 다했다고
그리고 또 하나
보이지 않는 반지를 건넨다.
애증의 자국은
사라지지 않지만
빛을 가질 수는 있다.
비가 그치면
그 빛은
조용히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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