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힘이 옮겨 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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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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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는
떠나는 일이
패배처럼 느껴졌다.
남지 못한 자리
지키지 못한 이름
끝까지 붙들지 못한 관계가
나를
조금씩 줄였다.
그래서
버텼다.
설명했고
증명했고
끝까지
남아 있으려 했다.
시간이 지나
나는
남아 있는 것만으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모든 자리를
끝까지 붙들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무너진 곳을 떠났고
비교가 가득한 자리에서 물러났고
억지로 맞추던 관계에서
조금 비켜섰다.
그때마다
숨이 돌아왔고
허리는 펴졌고
내 목소리가
내 귀에 닿았다.
떠남은
밀려난 흔적이 아니라
비워진 자리였다.
붙잡지 않는 쪽으로
힘이 옮겨 갔고
증명하지 않는 자리에서
나는
가볍게 남았다.
이제는
누군가가 떠나도
나는
무너지지 않고
내가 떠나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
머물 수 있는 만큼
떠날 수 있고
떠난 자리만큼
다시
머문다.
그래서
나는
지나온 곳이 아니라
통과한 자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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