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충분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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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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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과 말과 몸으로 놀 때면
나는 별다른 생각 없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큰오빠
언니
작은오빠
동생
그 사이에서
누가 더 잘하느냐를 따지지 않고
누가 더 사랑받는가를 재지 않고
그냥 소리에 몸을 맡겼다.
그때의 웃음은
계산이 아니었고
비교도 아니었다.
가족이라는 말이
설명이 필요 없던 시간.
나는 그 한가운데에서
가볍게 존재했다.
그것은
내가 쓸모로 평가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몸의 기억이다.
지금도
가볍게 존재하는 순간이 있다.
다만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평가의 기준이 잠시 멈추고
비교가 들어오지 않고
역할을 잘 수행할 필요가 없고
누군가에게 맞춰줄 긴장이 줄어든 순간
나는
본래의 상태에 있다.
그 상태를 기억하기에
나는 더 이상
무게를 떠안는 방식으로
존재를 증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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