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가만함
4막 가만함
4막 가만함

087. 엄마의 화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19 조회70회 댓글0건

본문

텃밭은 엄마의 놀이터였고

화단은 오빠와 내가

흙을 만지며 서 있던 자리였다.


시간이 지나

텃밭과 화단은 사라지고

마당 한편에

화분들이 놓였다.


겨울을 넘기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

엄마는

뿌리를 옮겼을 것이다.


화분의 국화는

엄마의 빈자리에 피었고

어느 날

보이지 않게 되었다.


돌보지 않으면

식물도

마음도

조용히 마른다.


결혼 후

친정 마당의

꽃들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에는

엄마의 꽃만 있고

엄마는 없었다.


지금 돌아간다면

꽃보다

엄마 곁에 서고 싶다.


중요한 것은

늘 가까이 있었는데

나는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부모의 말과 방식 속에서

마음을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자랐다.


오래 돌아

이제야

그 말을 배운다.


내 안에 남아 있는 엄마에게

조용히 불러 본다.


엄마,

고맙고 

사랑해요.


엄마의 화분은

아직도 내 마음 한쪽에서

물을 기다리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