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가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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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이미 고른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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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08:02 조회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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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의 머리 모양이

내 일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튀지 않는 길이

신뢰를 해치지 않는 모양

유지되는 상태

 

그것을

적절함이라고 불렀다.

 

스무 살의 긴 생머리에서

직장인의 단정한 커트

결혼 후의 무난한 길이

 

그 자리에 맞는 머리 모양으로

늘 바꾸어왔다.

 

선택한다고 믿었지만

돌이켜보면

크게 어긋나지 않는 쪽을

먼저 고르고 있었다.

 

어느 날

가정 시간 공책에 그렸던

길고 구불구불한 선이 떠올랐다.

 

심심하면 손끝으로 말아보던

작은 물결도

 

좋아했던 모양은

사라진 적이 없었다.

 

나는 그것을

효율이라, 이미지라 불렀지만

 

가만히 보니

오래전 내가 그리던 선과

닮아 있었다.

 

맞추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미

한 방향으로

 

내 결을 따라

걷고 있었다.

 

늦게 알았다.

 

그래서

은근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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