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가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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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8. 군고구마의 시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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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18 조회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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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마치고

센터로 오는 길

군고구마 냄새가

걸음을 붙잡는다.


봉투 속

고구마 네 개

서로의 체온으로

김을 품고 있고


반을 가르면

촉촉한 노란 속살이

먼저 숨을 내쉰다.


코끝이 따뜻해지고

혀가 먼저 다가간다.


그 한입에

시간이 조금 기울어진다.


순을 따던 손

줄기를 씻던 물소리

기름에 볶던 나물 냄새

겹쳐 올라온 맛이

입안에 머문다.


생으로 썰어 말리던 조각은

겨울에 죽이 되고

삶아 말린 고구마는

아이들 손에 쥐어지고


마루 한쪽

이불 속에 묻혀 있던 고구마는

눈 오는 날

잿더미에서 꺼내 먹던 뜨거움


동치미 한 모금

아버지가 좋아한 생김치 앞에

괜히 오래 씹던 저녁이 생각난다.


지금

손에 들린 이 고구마 하나에

그 계절이

조용히 모여 있다.


나는

말없이

한 입 더 베어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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