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잘린 자리에서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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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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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나무의 껍질이
누군가의 선택으로 벗겨져
속살이 드러나 있다.
잘린 가지의 단면은
아직 말을 다 하지 못한 얼굴처럼
공기 속에 노출되어 있다.
나는 그 앞에 멈춰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
상처는 둥글게 봉합되어
제 살보다 두꺼운 결을 만들고
어떤 구멍은
우물처럼 깊어
담배 재가 쌓여 있다.
나는 그 흔적을 따라
내 안의 잘린 장면을 불러냈다.
경멸의 입꼬리
평가의 눈빛
존재를 축소하던 그 순간
그 얼굴도
이제는 나이테처럼
시간 속에 굳어 있다.
나는 다시 그 장면을
확대했다가
축소했다.
그 사람은
교탁 위의 작은 점
권력이라기보다
미성숙이 남긴 그림자
그 무게는
더는 나를 붙들지 못한다.
잘린 자리에는
흉터가 남지만
흉터는
패배의 흔적이 아니라
버티고 살아낸 기록
나는
그 위에 선다.
그리고 이제
그 장면을
나의 기준으로 재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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