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가진 것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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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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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나는 더 많이 쥐고 싶었다.
그때의 나는
바삐 사는 것을
성실이라 믿었다.
채워야 안심이 되었고
앞서야 안전할 것 같았다.
내 욕망은
아이들에게 덧씌웠고
남편에게 아쉬웠고
그래서 자신을 더 밀었다.
사랑이라 생각했지만
불안이 더 가까웠다.
몇 해 전
사건은 한꺼번에 왔고
손에 쥔 것들은
모래처럼 빠져나갔다.
그때 보았다.
내가 세운 많은 것들이
단단한 땅이 아니라
모래성 위에 있었다는 걸.
분노했고
세상을 원망했고
나를 오래 미워했다.
그러나
잃은 것만 있었던 건 아니다.
박사를 얻었고
상담사의 길을 얻었고
마음을 듣는 귀를 얻었다.
가진 것들은
사라진 게 아니라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오래 들여다본 끝에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고요를 만났다.
지금의 나는
화려하지도 않고
완전하지도 않다.
욕망은 여전히 남아 있고
때로는 흔들린다.
하지만
모래 위에 서 있지는 않다.
이 평화가
억지로 만든 평온이 아니라
통과 끝에 남은 숨이라는 걸 안다.
이 정도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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