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그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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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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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때
성과를 쫓았다.
앞서야 안심이 되었고
이뤄야 내가 또렷해지는 줄 알았다.
성과는 밝은 것
상처는 어두운 것이라 믿었다.
빛은 내 것이고
그늘은 억울한 것이라 여겼다.
성과를 붙들면 단단해질 것 같았고
상처를 겪으면 밀려날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다.
성과는 잠시 머무는 이름이었고
상처 또한 잠시 스치는 흔적이었다.
둘 다
내가 아니었다.
이루었다는 말도
당했다는 말도
존재를 오래 붙들지는 못했다.
잘 되던 날도
무너지던 날도
나는 그저
숨 쉬는 사람 하나였다.
존재는
줄지 않았다.
이제는 안다.
빛과 그늘이
같은 나무 아래에서 생기듯
성과도
상처도
지나가고 나면
남는 것은
그 모든 것을 통과해
가만히 앉아 있는
나 하나
나는
성과도 상처도 아닌
그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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