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막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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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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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3-26 11:33 조회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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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를 지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장을 걷는다.


꼬지 어묵 두 개

떡볶이 하나

군고구마 하나


손에 든 건

검정 비닐봉지 하나뿐인데

이상하게 마음은 환하다.


상인들의 얼굴이 보인다.


손님 없는 자리의 무표정

아이에게 말을 거는 

친절한 눈빛


친절이 사람을 부르는지

사람이 친절을 깨우는지

나는 잠시 생각한다.


군고구마 연기 옆

아버지의 하루를 서서 버티는

젊은 얼굴 하나


그 온도를

나는 안다.


전단지를 붙이며

아이들과 웃던 

계단의 밤


놀이처럼 깔깔거렸지만

사실은 하루를 지탱하던 

젊은 엄마


그때는

살아내느라

느낌은 미뤄두었다.


지금

늦게 도착한 감정이

가슴에 스며든다.


참 애썼다.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던 시간들이

따뜻한 손길 속에서

풀어진다.


어린 나

젊은 나

지금의 나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한 향으로 어우러진다.


오늘 시장에서

나는 물건을 산 게 아니라


버티던 나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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