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내 안에서 움직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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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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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피아노 음악을 들었다.
평소에도 음악을 듣지만
이날은 조금 달랐다.
음악을 듣고 있는데
내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스텝을 밟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소리가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음악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빠르게 이어지는 음들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흘러가다가
넓게 펼쳐지는 부분에서는
아르페지오처럼 소리가 위아래로 퍼져 나갔다.
그때 나는
내 머리의 가운데,
좌우가 나뉘는 듯한 지점의 위아래를
무언가가 계속 두드리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한 번 두드리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음이 이어질 때마다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내려오고,
다시 가운데를 건드리는 것 같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움직임이 머리 가운데에 모였다가
갑자기 양옆으로 아주 넓게 퍼졌다.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큰 진폭을 그리며 움직였다가
다시 가운데로 돌아왔다.
그 움직임이 반복될수록
나는 음악이 내 머릿속에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듯이
내 안에서도 여러 방향의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퍼졌다가
다시 가운데로 모이고,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내려오고,
빠르게 두드리기도 하고
부드럽게 흘러가기도 했다.
나는 그 움직임을 따라가며
내가 음악을 단지 귀로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는 귀로 들어왔지만
음악은 내 안에서
움직임이 되어 있었다.
그동안 나는
피아노를 칠 때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음의 높낮이, 리듬을 의식했다.
하지만 음악을 듣는 동안
내 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이렇게 선명하게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음악에는
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방향이 있었고,
속도가 있었고,
넓어졌다 좁아지는 공간이 있었고,
서로 다른 움직임이 만나는 지점이 있었다.
어쩌면 내가 들은 것은
음악 자체만이 아니라
음악에 반응하는 나의 몸이었는지도 모른다.
뇌의 어느 부분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음악을 듣는 동안
내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몸을
아프거나 편안한 것으로만 느끼곤 했다.
그런데 몸은
이렇게 음악의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자기만의 감각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듣는다는 것은
가만히 받아들이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소리가 들어오면
내 안에서도 무언가가 움직인다.
그리고 때로는
그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순간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된다.
오늘 아침
나는 피아노를 들은 것이 아니라
음악이 내 안에서 움직이는 것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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