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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러 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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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7-29 10:44 조회52회 댓글0건

본문


어떤 사건은 그 자체보다 그 사건이 데리고 오는 질문 때문에 오래 마음에 남는다.


보험이 사라진 일, 새로 알게 된 빚 문제는 처음에는 경제적인 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더 깊은 질문으로 나를 데려갔다.


"나는 그동안 누구의 삶을 살았을까."


이 질문은 내가 나를 잃어버렸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오랫동안 내 삶을 살아왔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내가 원하는 경험을 선택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나의 세계를 넓혀왔다.


안정적인 퇴직금 제도가 없는 일을 했기에 스스로 미래를 준비했고,


월세가 나오는 구조를 만들어 노후의 기반을 마련했다.


나는 나를 돌보지 않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일을 통해 다른 질문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믿고 맡겨왔을까."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를 믿고,
어떤 부분을 맡기고,
함께할 것을 기대한다.


그것은 약함이 아니라 관계를 살아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다시 묻게 되었다.


"어째서 나는 이다지도 의지할 사람이 없는 걸까."


그리고 그 질문은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그동안 나는 나조차 의지하지 않았던 걸까."


돌아보면 나는 나를 의지하며 살아왔다.


다만 그 방식은 조금 달랐다.


힘든 일이 생기면 나를 위로하기보다 나를 일으켜 세웠고,
내 마음을 돌보기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했다.


"괜찮아, 내가 하면 돼."


라는 방식으로 나를 지켜왔다.


그 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의 자기 의존을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해결해야 해"가 아니라,

"내가 나를 돌보고 지켜야 해."

라는 방식이다.


그래서 질문은 다시 깊어진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이끌었을까."


아마도 그것은 부족함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을 것이다.


다만 이제는 그 마음 안에 나 자신도 포함해야 한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과 나를 희생하는 것은 다르다.


누군가를 믿는 것과 내 삶을 맡겨버리는 것도 다르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지켜왔는가.
나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가.
앞으로 나는 어떤 방식으로 나를 돌볼 것인가.


삶의 후반에 만나는 질문은 과거의 나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나를 살게 했던 방식을 이해하고,


이제는 더 나다운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한 질문이다.


때로 사람은 잃어버린 것을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잊고 있던 자신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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