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평가가 나의 감정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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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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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고,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려움은 타인의 평가가 하나의 의견으로 머물지 않고, 어느 순간 나 자신에 대한 감정이 되어버릴 때 시작된다.
한 상담 장면에서 자신의 무가치감을 표현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일반적으로 감정을 외현화할 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느낌으로 표현한다.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몸 어딘가가 무겁다거나, 특정한 신체 부위에 감정이 머물러 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사람의 표현은 조금 달랐다.
무가치감은 몸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 옆에 있었다.
얼굴에 쓸 수 있을 정도 크기의 가면이었고,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겹쳐 있는 형태였다.
가면에는 눈과 입 부분이 뚫려 있었다.
처음에는 왜 이 감정이 몸 안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겼다.
하지만 그 표현을 따라가면서, 그것이 단순한 감정의 이미지라기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평가의 시선과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힘들어했던 것은 단순히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의 부족 때문이 아니었다.
자신이 속한 환경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되는 경험,
자신의 역할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점차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각은 조금씩 변한다.
"나는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더 깊은 곳에서는,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
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각과 감정이 구분되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와
"나는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는 서로 다른 경험이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이 둘을 하나로 묶어버린다.
타인의 평가에 대한 해석이 곧 나의 감정이 되고, 사회적 위치에 대한 판단이 곧 나의 존재 가치가 되어버린다.
가면은 이런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면은 얼굴에 붙어 있지만 얼굴 자체는 아니다.
나와 가까이 있지만 나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쓰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것을 나 자신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타인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나를 낮게 평가했다고 해서 내가 낮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그런 경험을 하면 그 평가가 내면으로 들어와 어느 순간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된다.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가면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먼저 가면과 나를 구분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나의 모습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기준을 통해 만들어진 모습인가?"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고, 내가 붙잡고 있는 생각은 무엇인가?"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타인의 시선을 조금씩 분리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위치 결정권의 회복은 타인의 평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평가와 나의 감정을 구분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그 사람의 기준과 한계에 관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는 내가 선택해야 하는 영역이다.
가면을 오래 쓰고 살아온 사람에게 그것을 벗는 일은 낯설 수 있다.
하지만 가면과 얼굴을 구분하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된다.
그동안 나를 바라보던 눈이 정말 나의 눈이었는지,
그리고 그 가면 아래에 있던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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