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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모르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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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7-22 11:09 조회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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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나는 사람을 만나며 세상을 배웠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세상의 기준이었다.


조금 자라서는 드라마를 보며 다른 가족을 만났고, 30대에는 가가호호 방문하며 집집마다 다른 삶을 만났다. 

40대에는 사례관리를 하며 사업 실패와 질병, 가족 해체 등 다양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만났고, 

학교와 직장, 상담실에서는 서로 다른 연령과 직업,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친정도 다섯 형제, 시댁도 다섯 형제였다.


형제들은 각기 다른 직업을 선택했고, 나는 딸과 아들을 모두 키우며 부모의 자리도 조금은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다.


친구를 따라 성당에 가기도 했고, 교회를 다녀 보기도 했으며, 결혼 후에는 이웃을 통해 불교를 접했다. 

유럽과 인도를 여행하며 문화가 달라지면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는 것을 보았다.


돌아보면 나는 한 가지 세상이 아니라 여러 개의 세상을 조금씩 경험하며 살아왔다.


그 경험은 내 안의 많은 고정관념을 깎아 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니었다.


사업을 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수급자이면서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도 만났다.


넓은 집에 살아도 외로운 사람이 있었고, 

작은 방에서 살아도 따뜻한 밥 한 끼를 기꺼이 나누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은 직업으로도, 경제력으로도,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설명되지 않았다.


상담을 오래 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같은 상처를 겪어도 사람마다 반응은 달랐고, 같은 환경에서 자라도 삶의 방향은 달랐다.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를 쉽게 단정하기보다 먼저 묻게 된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도 내 안에는 여전히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처음에는 그것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은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경험한 세계는 분명 넓어졌지만, 세상 전체에 비하면 여전히 작은 일부일 뿐이다.


내가 만나 본 사람보다 만나지 못한 사람이 더 많고,

내가 살아 본 삶보다 살아 보지 못한 삶이 훨씬 많다.


아마 내 안에 남아 있는 고정관념은 대부분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관한 것일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판단하기보다 배우려는 마음이 더 커진다.


젊은 날에는 세상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살아갈수록 드는 생각은 오히려 하나다.


'내가 아직 모르는 세계가 참 많구나.'


어쩌면 사람의 성장은 모든 것을 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직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그 마음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삶을 이해하고,

조금씩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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