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심리적 기능을 내면화한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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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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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같은 가족 안에서도 형제자매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만날 때가 있다.
같은 부모를 경험했지만 한 사람은 관계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다른 한 사람은 독립과 성취를 중심으로 살아간다.
최근 여러 사례를 살펴보며 떠오른 하나의 질문이 있다.
'이 사람은 누구를 닮았는가?'보다 '누구의 어떤 심리적 기능을 내면화하며 성장했는가?'
아이들은 부모를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가진 심리적 기능을 내면화하며 성장한다.
어떤 아이는 관계를 유지하고 정서를 조율하는 기능을, 어떤 아이는 현실을 책임지고 외부 세계로 나아가는 기능을 더 많이 배우게 된다.
그중에는 아버지의 심리적 기능을 강하게 내면화한 여성들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아버지의 심리적 기능은 남성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실을 판단하고, 책임을 감당하며, 독립적으로 선택하고, 바깥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심리적 기능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능을 많이 내면화한 여성들은 삶에서 유능함과 책임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하고, 어려움이 생겼을 때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 먼저 방법을 찾으려 한다.
가족 안에서도 현실적인 역할을 맡거나,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어린 시절 가족 안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는 모습을 경험한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어머니가 배우자의 무능이나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성장한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누군가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가족이 흔들리지 않도록 누군가는 버텨야 한다.'
그 결과 아이는 자신의 안에서 부족했던 기능을 발달시키기 시작한다.
현실을 해결하는 힘, 성취를 향해 나아가는 힘,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빠르게 성장한다.
이러한 성장은 분명 강점이 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책임감, 독립성, 현실 감각은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한 가지 부담도 남을 수 있다.
'내가 해야 한다'는 감각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기 어려워지고,
도움을 받는 것보다 버티는 것을 먼저 선택하게 된다.
유능한 사람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는 뒤로 밀릴 수 있다.
반대로 가족 안에서 어머니의 심리적 기능을 강하게 내면화한 자녀들은 관계를 읽고 조율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경우가 있다.
두 유형은 서로 반대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두 가족 안에서 필요한 기능을 배운 결과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기능이 더 좋은가가 아니다.
관계를 조율하는 능력도 필요하고, 현실을 개척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성숙은 한 가지 기능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능을 균형 있게 통합하는 과정이다.
상담에서 한 사람을 이해할 때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사람은 부모 중 누구와 가까웠는가?'가 아니라,
'이 사람은 부모에게서 어떤 기능을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는가?'
어떤 사람은 관계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의 기능을 내면화했고,
어떤 사람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의 기능을 내면화했다.
그러나 궁극적인 성장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부모에게서 배운 기능을 자신의 것으로 통합하고,
더 이상 가족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자리로 이동하는 것이다.
유능함으로 살아남은 딸들이 이제는 유능해야만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유능함과 연약함을 함께 가진 한 사람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새로운 균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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