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를 잃은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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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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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같은 단어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있을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외롭다'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외로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상태로 생각한다.
그래서 외로움을 해결하려면 새로운 관계를 만들거나 사람을 더 많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상담에서는 같은 '외로움'이라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한 사람은 외롭다고 말했다.
그래서 외롭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몸이 힘들 때 마음을 풀어놓을 곳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중요한 것은 사람의 유무가 아니었다.
삶의 변화로 인해 자신을 회복시키던 생활의 리듬이 사라졌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어려움을 쉽게 표현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결국 마음속에 쌓인 긴장을 흘려보낼 통로가 막혀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외로움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사람이 없어서 생긴 감정이 아니라, 마음이 흘러갈 출구를 잃은 상태.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조언을 접한 사람들이 있다.
'외로울 때는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사람은 정말 외롭지 않을 때 관계를 시작할까?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목이 마르면 물을 찾듯, 외로울 때 사람을 찾는 것 역시 매우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이다.
오히려 외롭지 않다면 거절당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는 동기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외로움 자체가 아니다.
관계에 무엇을 기대하느냐다.
관계가 내 삶의 유일한 출구가 되면 상대는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버티게 해 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면 관계는 점점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내 삶에 여러 개의 출구가 있다면 관계는 결핍을 메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선택이 된다.
그래서 상담의 방향도 달라진다.
외로움을 없애기 위해 사람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막혀 있던 출구를 다시 만드는 일.
누군가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을 회복하는 일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일 수도 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균형을 다시 찾는 일일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은 고통이 전혀 없을 때 건강한 것이 아니라, 고통이 흘러갈 길이 있을 때 버틸 수 있다.
어쩌면 외로움은 사람이 없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쌓인 마음이 어디에도 닿지 못할 때 찾아오는 감정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상담은 새로운 사람을 찾아주는 일이 아니라, 잃어버린 출구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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