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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고 먹는 정서의 순환 2-애착을 잃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맞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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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7-19 07:21 조회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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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이 먹은 정서를 다음 관계로 가져간다. 


하지만 세대를 거쳐 전수되는 것은 말이나 행동만이 아니다. 


더 깊은 곳에서는 관계를 지키기 위해 어떤 나를 포기해야 했는가가 함께 전수된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흔적을 자주 만난다.


어떤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부모의 기대에 맞추며 성장한다. 


특히 부모가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충분한 힘을 갖지 못했던 경우, 

자녀는 부모의 외로움을 덜어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부모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자녀가 자신의 편이 되어 주기를 바라며, 자녀는 애착을 잃지 않기 위해 그 기대에 맞춘다.


사람은 힘이 센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애착을 잃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맞춘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의 본래 기질보다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법을 먼저 배운다.


자기 의견을 말하면 부모가 힘들어할 것 같고, 

거절하면 사랑을 잃을 것 같으며, 독립하려 하면 배신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찾아온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독립성과 건강한 공격성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격성은 상대를 해치는 폭력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싫습니다."라고 표현하고, 경계를 세우며, 필요를 요구하는 생명력이다. 

그러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이러한 에너지가 갈등을 만드는 것으로 경험되면, 아이는 자기 주장 자체를 위험한 것으로 배우게 된다.


그 흔적은 성인이 되어서도 남는다.


배우자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면 편안함보다 서운함과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가 요구하지 않아도 먼저 챙기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모든 책임을 스스로 떠안는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업무가 과도해도 거절하지 못하고, 부당한 요구에도 쉽게 선을 긋지 못한다. 

자기 주장을 하는 순간 자신이 공격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책임감이 강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늘 긴장하고 쉽게 지친다. 

사랑받기 위해 익혔던 방식이 삶 전체의 관계 원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보웬(Bowen)은 이러한 현상을 가족투사과정(Family Projection Process)​으로 설명했다.


부모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불안과 두려움, 관계의 상처는 자녀에게 전달되기 쉽다. 

부모는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자녀를 통해 해결하려 하거나, 

자신의 불안을 자녀에게 맡기게 된다. 그러면 자녀는 부모의 기대와 불안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며 성장한다.


가족 안에서 형성된 관계 방식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충분히 분화되지 못한 사람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익힌 방식으로 배우자와 직장 동료를 대하기 쉽다.


하지만 이 흔적은 운명이 아니다.


회복은 부모를 비난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내가 지금도 애착을 잃지 않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된다.


독립성은 배신이 아니며, 자기 주장성은 공격성이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관계는 서로가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면서도 관계를 이어 갈 수 있을 때 가능하다.


회복은 부모에게 맞추기 위해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더 이상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지 않을 때, 가족투사는 그 자리에서 멈춘다.


바로 그 순간, 한 가족의 정서적 순환도 새로운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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