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보게 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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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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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먼저 배려하고,
상대의 마음을 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좋은 사람의 모습이라고 믿었다.
반대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고,
자신의 시간을 우선하며,
부탁을 거절하는 사람을 보면
어딘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담을 하며,
그리고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조금씩 다른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거절하면 미안해서,
관계가 멀어질까 두려워서,
상대의 기분이 자신의 책임처럼 느껴져서
계속 자신을 뒤로 미루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배려는
사랑이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몸에 익은 생존의 방식이기도 했다.
반대로 예전에는 이기적으로 보였던 사람들 가운데에는
자신의 욕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무리하지 않을 줄 알며,
상대를 존중하는 만큼 자신도 존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관계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은 채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 모습을 이해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 역시 오랫동안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살아온 시간이 있었다.
상대의 상태를 먼저 살피고,
관계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내가 쏟은 것보다 훨씬 적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조금씩 내 에너지를 나 자신에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쉬어야 할 때 쉬고,
내가 원하는 것을 묻고,
나를 위한 시간을 허락했다.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만족감은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자라기 시작했다.
그 경험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꾸어 놓았다.
예전에는
배려와 이기심을 도덕의 문제로 보았다면,
지금은
경계와 자기(Self)의 문제로 보게 되었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언제나 건강한 것도 아니고,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언제나 이기적인 것도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먼저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이
두려움에서 나온 것인지,
자유에서 나온 것인지를 이해하는 일이었다.
상담은 사람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누는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이 왜 그런 방식으로 살아오게 되었는지,
그 방식이 한때 무엇을 지켜주었는지를 함께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상담을 오래 할수록
평가보다 이해가 먼저 찾아온다.
요즘 나는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본다.
배려도 보이고,
경계도 보인다.
희생도 보이고,
자기보호도 보인다.
관계도 보이고,
그 관계 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도 보인다.
아마 성장은
한쪽만 옳다고 믿던 시선에서 벗어나
양쪽을 함께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모두 보게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용납한다는 뜻이 아니다.
한 사람의 행동 뒤에 있는 삶의 맥락을 함께 볼 수 있게 되는 것.
그때 비로소 우리는
사람을 판단하기보다
이해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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