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은 사랑을 대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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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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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을 가장 원하며 살아갈까.
우리는 흔히 사랑과 인정을 비슷한 것으로 생각한다.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말은 자주 함께 쓰인다.
그래서 인정을 많이 받으면 사랑받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담실에서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삶을 만나면서,
두 욕구는 닮았지만 같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나 역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일수록 인정받기 위해 더 애쓴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성취를 이루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런데 상담이 깊어질수록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인정을 받지 못해 괴로운 것이 아니었다.
인정을 통해 사랑을 얻고 싶어 했다.
"잘하면 사랑받을 수 있을 거야."
"쓸모 있는 사람이면 버려지지 않을 거야."
"인정받으면 나도 소중한 사람이 될 거야."
겉으로는 인정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다.
반대로 어린 시절 존재 자체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사람들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보다 자신의 노력과 능력, 역할을 인정받고 싶어 했다.
존재에 대한 불안보다 가치에 대한 확인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보며 사랑과 인정을 조금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은 존재를 향한다.
'너는 있는 그대로 소중한 사람이다.'
라는 경험이다.
반면 인정은 가치를 향한다.
'네 노력은 의미가 있다.'
'네 능력은 존중받을 만하다.'
라는 경험이다.
둘 다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경험이지만, 서로를 대신할 수는 없다.
사랑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에게 인정은 성장의 동력이 된다.
그러나 사랑이 부족했던 사람에게 인정은 사랑을 얻기 위한 전략이 되기 쉽다.
그래서 아무리 인정을 받아도 마음은 오래 채워지지 않는다.
인정은 잠시 만족을 주지만, 존재의 허기는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남아를 더 귀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 있었다.
물론 모든 가정이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로 다른 메시지를 경험했다.
누군가는 존재 자체를 환영받았고, 누군가는 존재보다 역할과 기대를 먼저 배워야 했다.
그 경험은 성장한 이후에도 관계 속에서 반복되곤 한다.
그래서 상담실에서는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나를 좀 알아주세요."
그 말을 오래 듣고 있으면, 그 안에는 더 깊은 목소리가 숨어 있는 경우가 있다.
"나를 사랑해 주세요."
인정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그러나 사랑은 사람을 존재하게 만든다.
사랑이라는 토대 위에서 인정은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
하지만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를 인정으로 대신하려 할 때,
사람은 아무리 많은 성취를 이루어도 끝내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경험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가 진심으로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정말 인정을 원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인정을 통해 사랑받고 싶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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