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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도 불안하고 멀어져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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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7-04 20:38 조회60회 댓글0건

본문


어떤 사람들은 관계를 끊는 것을 너무나 어려워한다.


힘든 관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거리를 두려고 하면 오히려 더 큰 죄책감에 휩싸인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관계가 조금만 가까워져도 답답함을 느낀다.


상대가 자신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가까워지는 순간에는 거리를 두고 싶어진다.


처음에는 모순처럼 보였다.


가까워지고 싶은데 가까워지면 불안하고,


멀어지고 싶은데 멀어지면 또 불안하다.


하지만 상담을 이어가다 보면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불안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 상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만났다.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생활했던 사람이었다.


물리적으로는 독립된 삶을 살아왔지만,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가족의 기대와 감정을 먼저 고려하고 있었다.


가족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했지만, 완전히 떠나지도 못했다.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이 사람은 가족에게서 멀어지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너무 가까워지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대상관계이론은 이런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관점을 제시한다.


함입불안은 가까운 관계 속에서 자신의 경계가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이다.


상대의 감정이 나의 감정이 되고,


상대의 기대가 나의 의무가 되며,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정작 자신의 욕구는 점점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가까워질수록 숨이 막히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반대로 분리불안은 소중한 관계를 잃을 것 같은 두려움이다.


거리를 두는 순간 죄책감이 밀려오고,


혼자가 되는 것 같은 외로움이 찾아오며,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따라온다.


그래서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두 불안이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사람 안에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 있으면 내가 사라질 것 같고,


멀어지면 관계가 사라질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관계를 끊지도 못하고, 완전히 기대지도 못한 채 적당한 거리를 끊임없이 조절하며 살아간다.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일이 아니다.


먼저 그 사람이 어떤 불안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가까워질 때 더 불안한 사람도 있고,


멀어질 때 더 불안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그 두 가지를 동시에 경험한다.


관계의 어려움은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랑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오랫동안 충돌해 온 결과일 수도 있다.


어쩌면 건강한 관계란 가까워지는 것도, 멀어지는 것도 아닌,


가까워져도 나를 잃지 않고,


멀어져도 관계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을 조금씩 회복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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