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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살아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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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9-27 09:50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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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자꾸 삶에 의미를 붙인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고, 성장해야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살아야 한다는 기준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무엇을 이루고 있는가보다
그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웃기도 하고 지치기도 한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다시 잠이 든다.


돌이켜보면 삶의 대부분은 이런 평범한 날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별한 사건이 있어야만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성취해야만 오늘이 의미 있는 날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어느 날 문득
‘나는 지금 살아 있구나.’
하는 사실이 마음에 닿을 때가 있다.


그 순간 평범했던 하루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오늘 내가 여기 있다는 것,
내가 이 하루를 보고 있다는 것,
내 마음이 어떤 것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지금의 삶은 분명히 존재한다.


큰 자연 앞에 서면 이런 감각은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산이나 바다,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아주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내가 가진 걱정과 생각, 내가 이루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그런데 작은 생을 바라볼 때는 조금 다르다.


고양이 한 마리가 곁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거나, 

작은 생명이 제 방식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오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는
‘나는 이렇게 작은 존재구나.’
하고 생각했다가, 어느 순간 다른 감각이 찾아온다.


나는 누군가에게는 제법 큰 존재일 수도 있겠구나.


그것은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작은 생을 바라보고, 돌보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큰 자연 앞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지를 알게 되고,
작은 생 앞에서는 내가 얼마나 큰 존재일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어쩌면 살아 있다는 것은
그 두 감각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은 생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이상하게 편안해진다.


무언가를 증명해야 할 것 같던 마음이 느슨해지고, 잘 살아야 한다는 긴장도 잠시 내려놓게 된다.


내가 세계의 중심일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하나의 생으로 살아 있으면 된다.


어쩌면 삶에서 우리가 자주 놓치는 것은 거창한 의미가 아니라 이런 평범한 생의 사실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눈을 뜨고,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고, 생각하고, 웃고, 지치고, 다시 하루를 살아낸다.


잘 살아낸 하루만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흔들린 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도, 마음이 가라앉은 날도 모두 삶이다.


나는 오늘도 살아 있다.


그 사실을 굳이 더 크게 만들 필요도,
작게 만들 필요도 없다.


그저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이 어느 순간 마음에 닿으면
평범했던 삶이 문득 뭉클해진다.


그리고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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