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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된 사랑, 사랑이 되지 못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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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6-14 12:13 조회1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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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은 자신들이 오랫동안 정체성으로 여긴 음식을 정성을 들여 준비해서 자녀나 이웃에게 주는 경우가 있다.


김치를 담그고, 장아찌를 만들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챙긴다.


그 안에는 단순히 음식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가족을 돌보며 살아온 삶의 흔적과 사랑의 방식이 함께 담겨 있다.


특히 많은 어머니들에게 음식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이고,


가족을 돌보는 역할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언어이기도 하다.


그래서 음식은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생긴다.


그 음식은 누구를 위한 음식이었을까.


어떤 어머니는 자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 두었다가 만든다.


"네가 이걸 좋아했잖아."


"예전에 맛있게 먹었잖아."


그 음식에는 상대를 향한 관심과 기억이 담겨 있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자신이 익숙한 음식, 자신이 잘하는 음식을 만들어 나누기도 한다.


물론 그것 역시 따뜻한 나눔이다.


하지만 두 경우는 조금 다르다.


하나는 상대를 중심에 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랑이다.


둘 다 사랑일 수 있지만 관계 안에서 받아들여지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사랑이 음식이 되기도 하지만,


음식이 사랑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대표적인 예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김치 이야기다.


시어머니는 허리 아픈 줄 모르고 김치를 담근다.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들고 시간을 들인다.


그리고 아들 집 냉장고에 김치를 채워 넣는다.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사랑이다.


여전히 가족을 돌보고 있다는 표현이고,


아직도 가족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확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며느리 입장에서는 다른 경험일 수 있다.


입맛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이미 먹을 음식이 충분할 수도 있고,


냉장고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음식보다도 거절할 수 없는 관계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 순간 김치는 사랑이 아니라 의무가 된다.


주는 사람은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받는 사람은 부담을 떠안았다고 느낀다.


같은 김치가 누구에게는 사랑이고 누구에게는 숙제가 되는 이유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시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던 며느리가 있었다.


그녀는 음식을 잘했다.


계절마다 음식을 만들고,


시댁 식구들을 챙기고,


시어머니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정성껏 준비했다.


하지만 그녀가 정말 원했던 것은 음식에 대한 평가가 아니었다.


"고맙다."


"수고했다."


"우리 며느리 참 잘한다."


어쩌면 단 한마디의 인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말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음식은 오갔지만 사랑은 오가지 못했다.


정성은 전달되었지만 인정은 전달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음식을 만들면서도 허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배고픔이 아니라 마음의 허기였다.



상담을 하다 보면 사람들은 종종 음식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고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반찬통에 사랑을 담아 보낸다.


어떤 사람은 국 한 그릇에 미안함을 담는다.


어떤 사람은 과일 상자에 고마움을 담는다.


어떤 사람은 떡 한 접시에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을 담는다.


하지만 상대가 그것을 사랑으로 읽지 못하면 음식만 남는다.


마음은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의 양이 아니다.


정성의 크기만도 아니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느끼는지,


내가 주고 있는 것이 상대에게 선물인지 부담인지 살피는 일이다.


사랑은 주는 사람의 마음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받는 사람의 마음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사랑이 된다.


그래서 어떤 음식은 사랑이 되고,


어떤 음식은 끝내 사랑이 되지 못한다.


어쩌면 관계란 그 차이를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내가 전하고 싶은 사랑과 상대가 받고 싶은 사랑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가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음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가장 오래된 사랑의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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